
영국은 석사가 대부분 1년이다.RCA도 2년이었으나, 1년으로 줄었다고 한다.대학원에 오는 학생 대부분은 외국인 유학생이다. 중국과 인도가 절반을 차지하는 것 같다. 현재 영국 대학에서 석사과정으로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솔직한 생각을 써보자면일단 1년은 굉장히 짧다.방학이 있지만, 방학 중에도 과제는 계속된다.한국에서 4학기로 2년을 할 것을영국에서는 3학기와 아주 짧은! 방학(없다고 보면 됨)으로 1년을 채운다고 보면 된다.연구에 대한 명확한 목표나 전공 공부에 대한 기본 베이스가 없다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다 1년을 날릴 수도 있다. 나는 첫 학기는 적응하느라 힘들기도 했고, 영국에 혼자 산다는 것이 무섭기도 했다. 어느새 연말이 지나고 에세이 하나를 더 제출하고 보니, 새해가 와 있었고,전..

동물들도 색깔이 다르면 무리에 끼지 못하고끼리끼리 다니는데, 사람도 비슷하다 생각했다.어쩌면 무리에서 튀지 않는 것이 생존에 유리해서동물들은 그렇게 진화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처음에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면서,나와 너의 다름만 눈에 보이고,쟤는 왜 저럴까왜 다를까..하며문화 차이로 인해 내가 평생 가지고 산 상식과 개념이 깨지는 경험을 했다. 때로는 화도 나고, 속상하기도하고,내가 이상한가? 싶어 나 스스로 의심도 했다.그 시간이 지나고 나니.우리는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문화권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으나,결국에는 우리는 다 같은 인간이다.피부색, 종교, 성별 다 같지 않지만,그렇게 썩 다르지도 않다는 것이다.런던에 대영박물관에 갔을 때, 문화권 별로 전시구역을 나눠두..

마지막 날에 첼시에 있는 사치 미술관을 가려다 자연사 박물관으로 계획을 바꿨다.나는 4일간의 런던 여행 중 가장 웅장한 장소는 여기인 것 같다. 거대한 고래 뼈가 중앙에 매달려있고, 그 끝에 다윈이 앉아있는데... 이보다 더 멋있을 수 없다! 싶었다.정말이지.. 영국은 순수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살기 좋은 나라인 것 같다. 자연과학을 좋아한다면.. 여기는 무조건 와야 한다.한 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영국이 EU를 탈퇴하고 저물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대한 자연사 박물관을 보면, 아 이 나라 망할 일은 없겠다 싶다. 이렇게 게초 학문이 튼튼한 나라가 망할 것 같진 않기 때문이다.첼시로 와서, RCA에서 공부 중인 친구를 만났다.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이 나왔는데, 영국에서 이렇게 또 만나니 반가웠다.첼시..

11시에 숙소에서 나와서 런던타워까지 걸어갔다.움밧 호스텔에서 타워힐역까지 걸어가면 된다.초코 빵 사서 먹으면서 걸어갔는데... 1.65 파운드로 좀 비싸긴 했지만, 맛있었다 3일 내내, 그 마트에서 빵 사 먹음.영국 빵은 프랑스만큼은 못할지라도 나름 맛있다. 내기준 ㅋㅋ그리고 Tower of London에서 티켓을 학생 가격으로 구매했다. 17파운드인가 27파운드로 꽤나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를 하는 투어였다고 생각한다.생각보다 엄청 넓고 계단도 많으니, 튼튼한 다리는 필수. 간혹 아기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있었는데, 유모차 끌고 가긴 어려운 장소인 것 같다(참고하세요)아무튼 런던 타워 구경했다. 중세물 팬이라던가, 역사광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나는... 물론 역사는 좋아하지만..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7일 중 4일은 흐리고 비가 오는 영국의 겨울오랜만에 해가 뜨고 구름도 없고너무 맑은 날씨에신이 나서 차려입고 나갔다.평소 본머스에서는 그렇게 춥지 않아서 꽁꽁 숨겨둔 하얀 패딩을 오랜만에 찾아 입었다.그렇게 한적한 주택가를 20분 조금 넘게 걸었을까.머리에 뭐가 툭하고 떨어졌다.머리를 치고 모자 속으로 쏙 들어갔다뭔가 검고 묵직한 것이, 솔방울인 줄 알고 손으로 집어 꺼내려다...뭐가 쎄한 느낌에바로 패딩을 벗어 확인했더니똥이다..... 💩 똥..!순간 누가 던졌나? 이게 인종 차별인가?! 싶었다가자세히보니, 사람 ㄸ은 아니고, 개 ㄸ도 아닌 것이....그렇다고 또 새 ㄸ은 더더욱 아니고유력한 후보는 청설모 밖에 없다..작고 동글동글한 것이 청설모가 딱이다. 초록 열매를..

신사의 나라라고 이미지 메이킹 잘 한 영국...영국의 역사를 알게 된다면, 절대 신사의 나라라고 말을 못 하겠다.🤣하지만, 영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건 사람들이 대체로 젠틀한 것 같다.물론 노숙자도 있고 마약쟁이도 있고, 특히 젊은 남자들은 왜 그렇게 바지춤을 엉덩이 골까지 내리고 다니는지.. 한국에서 온 내가 이해 못 할 사람들도 많지만, 마트나 학교 일반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젠틀하고 매너가 좋은 것 같다.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적어보려고 한다.1. 무조건 보행자 우선신호등이 있든 없든 무조건 차도에서 보행자가 우선이다.한국에서 특히나 작은 도로에서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한 것 같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내가 먼저 왔잖아, 내가 급하잖아' 이런 마인드가 큰 것..

나는 술 마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뭔가 술에 취하면서 사람들이 못 할 말 할 말 가리지 못하고 흐트러지며, 망나니가 되어가는 게 싫기 때문🫠나는 술이 약한 편이 아니라서, 잘 안 취하기도 하고, 원래 흥도 없는 편이다.. 그리고 술이 맛있는 지도 모르겠다.암튼 인도 친구들끼리 종강 파티를 한다고 나를 초대하기에 갔다.중국 친구들도 같이 왔는데 그중 한 명이 많이 들떠 보였다.서로 가져온 술을 한두 잔 나눠 마시면서 한 시간쯤 지났을까. 그 중국인 친구가 갑자기 폭주하기 시작했다.자기 얼굴을 계속 나에게 들이밀면서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고 😵💫급기야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됐고,술을 좀 깨워야겠다 생각해서, 걔를 데리고 테라스로 나가려고 했는데 문이 잠겨 있었다.슬슬 얘가 감정이 격해지..

네 그렇습니다영국 음식은 맛이 없어요.물론 고급 레스토랑, 맛집 가면 맛있겠지만평균적으로 맛이 없습니다.뭐랄까.... 이 사람들은 미각이 덜 발달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니면 미각이 고도로 발달되어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맛을 느끼는 걸 수도.(그게 아니라면 영국 음식을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요.)영국 마트에서 간편식을 Meal Deal이라는 이름으로 3-4파운드 내외로 팔고 있어요.보통은 샌드위치+음료+스낵 이런 조합으로 팝니다.위 사진은 햄&치즈 샌드위치인데, 정말 햄과 치즈만 들었어요.이삭토스트의 나라에서 온 나로서는 서운하다 서운해.🥲 입맛 없을 때 먹으면 진짜 이게 신문지인가 싶은 느낌..맛이 웩이다는 아닌데, 분명 먹을 만 한데, 이걸 이 돈 주고? 싶은 느낌이랄까.테스코에서 산 3파..

2달 전 영국에 석사를 공부하기 위해 입국하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쯤, 기숙사 후기글을 작성했다.그야말로 끔찍했던 첫 기숙사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가를 블로그에 토로하곤 했다.2달이 지난 시점, 이제 3달 차에 막 접어든 시점에서다시 초기 정착 과정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간다. 별 대단한 것을 하지 않고, 과제만 하며, 매 끼니를 챙기느라 분주하게 살고 있다.아 나 하나 챙기는 게 이렇게나 바쁘다니...이전에 태국에 엄마와 패키지여행을 간 적이 있다.패키지 상품중에 스쿠버다이빙이 있었는데, 무식한 게 용감하다고 나는 덥석 그 상품을 구매했다.8만 원인가...? 꽤나 비쌌던 것 같은데, 아무것도 사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가이드의 눈총에 나는 그 체험을 하겠다고 나섰다...

이렇게해서 18000원.. 한국 치킨값인데요..? 맛은 그렇저럭 맛있었다 영국 편의점 밀딜 샌드위치에 비하면 맛있쥬... 저 빵이 안 퍽퍽하고 맛있었음.. 원래 햄버거 한개 혼자서 못먹는데, 18000원 돈이 아까워서 꾸역꾸역 다 먹었다. 학교에 공부하러 가려고 했는데 ㅎ 배불러서 못 걷겠다요즘 날씨 왜 이렇게 좋을까... 계속 이랬으면

영국에 유학 오기 전에 가장 두려웠던 부분 중 하나가 인종차별이었다. 유럽 국가 중에 그래도 영국은 아시아계 이민지도 많고, 워낙 다문화 국가라 조금은 덜 하지 않을까 기대를 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이 도시에서 아주 심한, 모욕적인 인종 차별은 겪은 적이 없다. 지나가면서 칭챙총도 들어본 적 없다. 솔직히 말해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친절하고, 매너 있는 편인 것 같다. 진짜 속내가 뭔지는 몰라도 '쏘리'를 입에 달고 살고, 양보하는 게 일상인 느낌이다. (평소엔 젠틀한데, 운전대만 잡으면 달라지는지, 운전은 굉장히 과격하게 한다.)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다행히 아직까지 그런 경험은 못했지만, 지난주 부츠(영국 약국&올리브영)에서 살짝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계산하려고 줄을 서있는데, 내 앞에 백인 엄..

*(중간중간 음식 사진 있음) 해외에서 공부하는 유학 생활을 한 때 동경하기도 했는데, 직접 이 상황에 놓여보니, 여유롭고 낭만 넘치는 해외 생활이라기보다는 학업, 금전,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이리저리 치이는 날들의 연속이다. 학교, 과제, 빨래, 장보기, 요리의 무한 반복이며... 팔자 좋은 유럽 여행이나 근거리 여행은 꿈도 못 꾸고 있다. 분명 영국에 왔는데 런던 구경도 못해봤다. 돈도 없지만 시간도 없다. 누가 외국은 설렁설렁 공부한다 했나? 얘네도 잠 안 자고 공부하고 과제한다. 교수님은 늘 '일하듯 해라'라고 당부한다. 실기실에서 9 to 5 하라고 늘 잔소리하신다. 스레드에 보이는 영국 석사 유학생들의 피드에는 세상 자유로운 유럽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다들 엄청 부지런한 건지, 아니면..

영국에 온 지 한 달이 갓 지났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지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인데, 그동안 숙도도 옮기고, 친구도 사귀고, 돈도 많이 썼다 ㅎ 💰 💱 💴 💵 💶 💷 한국에서 꼭 챙겨 오길 잘했다 싶은 물건을 추려보았다. 한국 수저 세트여기도 젓가락, 숟가락 팔긴 팔지만, 중국식이거나, 일본식 젓가락이 대부분이다. 그냥 나는 그 쇠맛? 나는 한국 숙가락이 좋다... 깨끗하잖아. 난 따로 사지 않고, 집에 있는 거 가져왔다. 칼로볼 저당 밥솥진짜 진짜 이건 광고가 아니다.(차라리 광고라서 돈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출국 한 달 전에 롯데마트 갔다가 발견해서 5만 4천 원에 구매했다. 사실 미니 전기밥솥을 사야 하나 고민했는데, 한국과 전압이 다를 수 있으니, 칼로볼이 낫다고 ..

중국과 인도 유학생들이 영국에는 넘친다. 영국 학교의 돈줄이 중국과 인도가 아닐지.... 우리 과의 80프로는 중국인 10프로는 인도인 그 나머지 10프로가 대만, 스웨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등이다. 나도 그 나머지에 속한다. 하지만 모두가 나를 중국인으로 생각한다. 그게 중국인이든 영국인이든 누구든 나를 중국인으로 본다.🇨🇳중국인들: 일단 중국어로 대화를 시도함, 지금까지 만난 단 한 명도 나에게 어느 나라에서 왔냐 묻지 않았다. 그냥 다짜고짜 중국어로 말한다. 그래도 한국인인걸 알면 미안해하며 사과하거나, 반가워한다. 마트건 학교건 어디건 일단 중국어나 광둥어로 대화를 시도해 보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해야 할지도 👥️다른 외국인들: 이들도 마찬가지로 어디서 왔냐고 묻지 않는다. 그냥 넌 중국..

뭐든 느리고, 맘대로 되는 게 하나 없는 것 같은 유학 생활의 시작 그 와중에 소소한 행복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초콜릿 🍫 영국 초콜릿을 한국 올리브영에서 가끔 먹었은데, 여기오니 종류도 더 많고 져렴하다. 그중에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정류의 초콜릿이 있는데, 바로 공기층이 들어간(?) 초콜릿이다. 2000년대에 에어로인가...? 암튼 초콜릿 안에 공기방울처럼 구멍이 난 제품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단종됐다. 내 최애 초콜릿이었는데 ㅠ 아무튼 영국에는 그런 공기방울 초콜릿이 종류가 아주 많다! 맛은 대부분 매우 단... 살찌는 맛이다(다크초콜릿은 인기가 없나) 공기층 모양도 다양하다. 구멍이 약간 커튼 같은 느낌도 있고, 구멍이 매우 큰 것도 있고... 내 기준 위스파라고 이게 젤 가성비 좋고 맛있다.이건..

런던이면 대영박물관과 같은 유서 깊은 장소들이 많겠지만, 본머스와 같은 작은 소도시에는 그렇다 할 장소가 잘 없다. 유일한 미술관인 러셀 꼬뜨 갤러리 및 박물관에 다녀왔다. 박물관이라 하기에는 그냥 저택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 했다. 본머스 비치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려 언덕을 올라가면 작고 오래된 저택이 보이는데 그게 박물관이다.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았다. 영국에서 본머스는 날이 좋은 편인데, 그래도 비 오는 날이 많다.여기 오니 진짜 유럽 작은 성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이다.박물관 테라스에서 바라본 본머스 바닷가이 러셀 박물관은 이전에 러셀 부부의 저택으로 이용되었는데, 부부는 전 세계를 여행 다니며 예술품, 공예품을 수집했다. 그들이 세상을 떠날 때, 이 소유물과 집을 본머스에 기증했..

사과가 저렴하다한국에서 사과, 배와 같은 과일이 이번 여름에 가격이 엄청 올라서 한 번도 못 먹었다. 사과 4개에 18000원씩 할 때가 있었으니까 ㅎㄷㄷ... (진짜 사과가 아니라 금과였다니까) 근데 영국은 사과가 정말 싸다. 그냥 싼 것뿐만 아니라 종류도 많다. 영국은 사과에 진심인 것 같다. 핑크레이디라는 사과가 좀 가격이 있는 편인데, 그 종류 외에는 대부분 6개에 1.2파운드 정도이다. 진짜 저렴한 사과는 0.8파운드 한화로 2000원 정도로 사과 6개을 맘껏 먹을 수 있다. 나는 일주일에 1봉씩 사서 하루에 한 개씩 먹고 있다. 맛도 한국 사과보다 더 달고 상큼한 맛이다. 다만 크기가 엄청 작은 편인데, 그래서 굳이 깎아 먹지 않고 간식으로 껍질 채 씹어먹는 편이다. 크기는 딱 야구공 정도. ..

영국에 입국 후 내 몸무게 만한 짐짝 2개를 끌고, 코치 버스를 타고 24시간에 걸쳐 본머스에 도착했다. 물론 비행기 안에서 거의 잠도 못 자고 긴장하고 비몽사몽 도착했다. 보통 학교에서 학생들 입국 날짜에 맞춰 픽업 서비스도 있다는데, 여기는 없었다. 런던에서 멀지 않으니, 버스 타고 가는 게 어렵지 않겠다 생각했다. 기숙사만 가면 다 괜찮겠지!!! 피곤하지만 잘 해보자 결심했다!!!!! .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고, 기숙사에 도착한 나는 충격을 받고 말았다. 커튼은 온통 붉은 물로 얼룩져있었다. 침대 커버 밑에는 왠.... 바퀴벌레 다리 같은.. 조각이 발견됐다. 생각보다 기숙사가 너무나 오래됐고, 부서져 있었다. 영국이니까 유럽이니까 낡은 건물이 많겠지 예상했지만, 이 기숙사 상태는 내 예상을..

영국에 온 지 일주일이 조금 지났다. 기숙사 일로 매일 눈물을 흘리며 지냈다. 집에 대한 그리운 보다는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두려움에 대한 눈물이었다. 모든 게 새롭고, 낯설고, 두렵고 풀리지 않는 일들만 줄줄이 일어나는데, 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은 자책을 하며 많이 우울했다. (기숙사 이야기는 차차 해보도록 하겠다. 아직도 완벽히 해결되지는 않았기에) 일주일 밖에 안 됐지만, 체감상 한 달은 된 것 같다. 영국 발음을 따라 하려 노력하지 않았지만, 절로 나오는 어색한 영국 발음에 스스로 놀라기도 했다. 뭐... 그래봤자 짭 영국식 영어라 어디 가서 영국식 영어 한다고 말은 못 하겠다. 수많은 국제학생들을 만나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묻고, 알아듣지 못할 억양을 들으며, 여기에 익숙해지려 노력하..

유학을 결심하고 약 1년이 지난 시점에 나는 영국으로 출국을 했다. 출국을 앞두고 몇 달 전부터 이유모를 불안과 두려움으로 울곤 했었다. 그렇게하면 가족들과 공항에서 이별하는 날 조금은 덤덤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글쎄..수많은 감정을 예견하고 연습했지만, 출국 심사장 앞에서 나는 또 울고 말았다. 사실 그냥 공항가기 전날 밥을 먹으면서도, 당일에 아침을 먹으면서도, 공항가는 차 안에서도 계속 눈물이 나왔다. 어느새 이십대 중반이 넘어선 나이인데,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 부모님을 떨어져 낯선 타지 생활을 할 생각을 하니 눈물부터 났다. 그냥 아직도 애인가 보다. 눈물의 이유를 딱 한 가지만으로 꼽을 수는 없다. 가족들 못 볼 생각, 낯선 문화권에 대한 두려움, 언어 장벽, 만만치 않은 영국 석사 비용,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