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나라라고 이미지 메이킹 잘 한 영국...
영국의 역사를 알게 된다면, 절대 신사의 나라라고 말을 못 하겠다.🤣
하지만, 영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건 사람들이 대체로 젠틀한 것 같다.
물론 노숙자도 있고 마약쟁이도 있고, 특히 젊은 남자들은 왜 그렇게 바지춤을 엉덩이 골까지 내리고 다니는지.. 한국에서 온 내가 이해 못 할 사람들도 많지만,
마트나 학교 일반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젠틀하고 매너가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1. 무조건 보행자 우선
신호등이 있든 없든 무조건 차도에서 보행자가 우선이다.
한국에서 특히나 작은 도로에서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한 것 같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내가 먼저 왔잖아, 내가 급하잖아' 이런 마인드가 큰 것 같다.
영국에서는 운전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운전자 문화를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보행자로서 느끼는 건 확실히 이런 면에서 보행자의 안전이 우선시 되는 느낌이다.
오토바이, 자전거, 자동차 어떤 종류라도 횡단보도에서 멈춘다.
1-1. 그와 반대로 보행자들은 무단횡단을 정말 많이 한다. ☠️☠️☠️☠️☠️
독일 친구가 독일에서는 무단횡단 거의 안 한다길래, 영국도 비슷할 거라 생각했지만.. 무슨
이렇게 무단횡단 많이 하는 나라는 처음이다. 태국, 홍콩, 일본 가봤지만 영국이 젤 무단횡단 많이 하는 듯
그래서 차들이 보행자들이 갓길에 서있기만 해도 멈추는 건가 🤔 영국 차도는 굉장히 좁다. 그래서 그냥 신호 무시하고 건너는 지도 모르겠다.
2. "sorry"를 입에 달고 살기
처음엔 뭐가 그렇게 미안한 일이 많은지 쏘리쏘리 거리는지 신기했다.
사실 excuse me보다 sorry를 더 많이 쓴다. 전자는 약간 '저기요' 느낌이라면 후자는 '죄송합니다만~'으로 말문을 트는 느낌. 여행 가서 뭐 물어볼 때, 익스큐즈미보다는 '쏘리 익스큐즈미, 쏘리 땡큐 땡큐 쏘 머취, 쒀리~~~' 섞어 써주면 괜한 인종차별인가 싶은 불친절이나 퉁명스러움은 좀 피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참 일본과 비슷하다.)
영국인들이 얼마나 쏘리는 입에 달고 사는지 마트만 가도 알 수 있다.
통로에서 마주 보고 지나치면 Sorry
아주 살짝만 부딪히는 상황이면 Sorry
코너에서도 멈춰 서서 먼저 지나가세요 Lady first Sorry~
마트 입구에서 나오면서 들어오는 사람과 마주 보면 Sorry
대형 마트에서 20분간 장을 보는데, 쏘리를 한 5번은 한 것 같다.
홍콩에서 한국에 놀러 온 친구가 한국인들은 왜 부딪히고 사과하지 않는다고 기분이 상했다고 했는데.. 영국에 오니 왜 그런지 알겠다.
영국에서는 개인의 영역을 조금만 침범해도 '미안하다'라고 사과하는 것이다.
그게 진짜 미안한 마음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그게 반자동으로 입에서 튀어나오나 보다.
3. 인사하기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한국보다 인사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버스에서 내릴 때, 승객들은 무조건 기사님한테 감사합니다라고 90 퍼는 인사하고 내린다.
thank you 또는 cheers라고 인사한다. 치얼스는 땡큐보다는 조금 더 격이 없는 '감솨합다~ 수고하시오-" 이런 뉘앙스. 기사 아저씨도 항상 친절하다. 승객들 혼내는 경우는 본 적이 아직 없다. 모든 승객이 인사할 때마다 굿데이 라며 답을 해준다.
마트에서 캐셔나 카페나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가볍게라도 Hi, how are you 정도로 인사는 하는 게 예의인 분위기다.
며칠 전 인스타에서 카페에서 한국인 유투버가 다짜고짜 메뉴 이름만 말하고, 직원의 퉁명스러운 응대에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하는 영상을 봤다.
물론 한국만큼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인종차별일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인사를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것 같다.
그냥 '하이' 한 마디라도 하고 주문을 하거나, 물건을 계산대에 올려놓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두 가지 인사가 있다고 해보자
A: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플리즈-
B: 하이! 음...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먹을 수 있을까? 플리즈(제발-이란 뜻보다는 그냥 예의 바른 느낌임), 땡큐, 좋은 하루 보내!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본다면, 후자를 더 선호하는 느낌이다. 우리나라는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이렇게 말해도 말투에 따라서 얼마든지 친절한 손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영어로 직독 하면 조금은 부족하고 퉁명스러워 보일 수 있다.
미국처럼 엄청난 스몰톡까진 필요 없지만, 최소한의 인사는 하는 게 좋다.
영국에서 Thank you, Sorry 만 잘 말해도 일상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4. 생각보다 개가 짖는 소리를 들을 일이 없다.
코로나 이후로 한국에서 소형견을 키우는 집들이 부쩍 는 것을 체감했다. 서울의 주거 형태를 생각했을 때, 개를 키우기가 적합한 환경을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국집도 그렇게 크지 않다. 미국처럼 큰 마당이 있는 집들은 정말 소수인 것 같고. 대부분 한국 집이랑 크기가 비슷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개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원이나 공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다들 사회화가 잘 된 것 같다.
영국에서 개가 지나가는 행인을 보고 경계하며 왈왈 짖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내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100프로라고 할 수 없겠지만)
한국은 푸들, 시츄, 비숑 이런 견종을 많이 키운다면
영국은 웨스티, 퍼그, 프렌치 불도그 이런 애들을 많이 키우는 것 같다.
그리고 한국에서 많이 본 늘어나는 목줄은 거의 안 쓰는 것 같다. 주인이 통제가능한 목줄만 매고, 산책하는 것 같다.
가끔 똥 💩 안 치우는 애들은 있더라.
5. 장애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이건 대학교에 한정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학교 행사 같은 게 열리면 어떤 행사든, 내가 장애가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어떤 도움이나 지원이 필요한지를 꼭 확인한다.
장애를 가지도 있더라도, 어떤 행사든 배제되지 않도록 온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물론 빨리빨리 고치고, 만들고 하는 건 한국이 잘한다.
그런데, 이제 빨리빨리 해내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약자나, 계층이 없는지 사려 깊게 사회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지는 게, 선진국으로 가는 단계가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는 아직 한국은 너무 효율만 추구하는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평생을 살아온 한국이 나에게는 더욱 편하다.
뭐든지 새것, 빠르고, 편하고, 효율적인 한국과 달리
반면 영국은 느리고, 오래된 느낌이다.
그래도 그 속에서 배울 점이 있다.
처음 영국에 도착하고 기숙사로 멘탈이 부서져.. 나 한국 돌아갈래 한바탕 난리를 친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불편함 속에도 배울 점들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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