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중간 음식 사진 있음)
해외에서 공부하는 유학 생활을 한 때 동경하기도 했는데,
직접 이 상황에 놓여보니,
여유롭고 낭만 넘치는 해외 생활이라기보다는
학업, 금전,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이리저리 치이는 날들의 연속이다. 학교, 과제, 빨래, 장보기, 요리의 무한 반복이며... 팔자 좋은 유럽 여행이나 근거리 여행은 꿈도 못 꾸고 있다.
분명 영국에 왔는데 런던 구경도 못해봤다. 돈도 없지만 시간도 없다.
누가 외국은 설렁설렁 공부한다 했나? 얘네도 잠 안 자고 공부하고 과제한다.
교수님은 늘 '일하듯 해라'라고 당부한다. 실기실에서 9 to 5 하라고 늘 잔소리하신다.
스레드에 보이는 영국 석사 유학생들의 피드에는 세상 자유로운 유럽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다들 엄청 부지런한 건지, 아니면 내 과가 비정상적으로 바쁜 건지 모르겠다만.... 놀 시간은 없다.
주 5일 꽉 채워서 수업이 있으며, 과제 마감 전날에는 실기실에서 야작을 하고 의자를 붙여 쪽잠을 잤다.
(내가 너무 열심히 하는 건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중국 인도 유럽 애들까지 진짜 열심히 한다. 아무도 없겠지 생각하고 이른 시간 실기실에 가면 이미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와서 작업하고 있다.)
물론 이 마저도, 능력과 겨우겨우 만들어 둔 경제적 뒷받침과, 좋은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운이 있었기에 이런 선택이 가능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그래서인지 이 시기를 잘 보내고 있는 것을까?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놀면서 친구도 만들면서 동시에 학업도 놓치지 않으며, 졸업 이후 커리어도 준비해야 하는데
이 와중에 나이는 먹어가고 친구들은 하나 둘 연애하고,, 좀 이르긴 하지만 결혼하는 친구도 있는데... 나는 뭘 하고 있나 싶은 불안감이 몰려오기도 한다.(걱정 대마왕)
동시에 좀처럼 늘지 않는 영어 실력... 어디 가서 유학생이라 말할 수나 있을까. 영어를 영 못하진 않는데. 그렇다고 유창하지도 않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걱정을 하면서도 계속 과제를 쳐내고, 시간을 내어 홈트라도 하고,
외국인 친구를 만나 한 문장이라도 영어로 뱉어보려고 하고, 해가 떠 있는 시간이라면 아무리 흐려도 산책이라도 잠시 다녀오고, 장바구니 예산을 짜두고,
빨래 값도 아껴가면서...
어찌어찌 살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연고 없는 이곳에, 오늘도 하루를 잘 무사히 넘겼다.
먹는 건 너무나 잘 먹고 있다.
높은 물가 때문에 본의 아니게 집밥만 해 먹으며, 조미료 감미료 잔뜩 들어간 식당 음식은 멀리하고..
아주 건강한 몸으로 돌아가고 있다.
회사 다닐 때 끓는 돼지국밥 5분 컷 하는 동료들과 매일 점심을 사 먹다 보니, 진짜 몸이 망가지는 기분이 들곤 했다. 그 더부룩한데, 계속 먹게 되는 그 기분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사 먹는 음식이 전혀 그립지 않다.
나 이러다 애니메이터가 아닌 요리사가 되는게 아닐까
아무튼 이렇게 사진을 모아놓고 보니,
나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네?
하루 끝에 매일 부모님한테 전화하며 징징거렸는데.. 그것은.... 다 어리광이었던 거시여.....○♤£○
이러니 분명 힘든 시간이었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은 것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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