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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석사 유학 [2024]/영국 석사 생활

영국 대학원생, 영국 지방 소도시에서 살아남기, 먹고 사는 이야기

*(중간중간 음식 사진 있음)
해외에서 공부하는 유학 생활을 한 때 동경하기도 했는데,
직접 이 상황에 놓여보니,
여유롭고 낭만 넘치는 해외 생활이라기보다는
학업, 금전,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이리저리 치이는 날들의 연속이다. 학교, 과제, 빨래, 장보기, 요리의 무한 반복이며... 팔자 좋은 유럽 여행이나 근거리 여행은 꿈도 못 꾸고 있다.

이거슨 오늘 저녁 어향 가지 덥밥


분명 영국에 왔는데 런던 구경도 못해봤다. 돈도 없지만 시간도 없다.
누가 외국은 설렁설렁 공부한다 했나? 얘네도 잠 안 자고 공부하고 과제한다.
교수님은 늘 '일하듯 해라'라고 당부한다. 실기실에서 9 to 5 하라고 늘 잔소리하신다.

스레드에 보이는 영국 석사 유학생들의 피드에는 세상 자유로운 유럽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다들 엄청 부지런한 건지, 아니면 내 과가 비정상적으로 바쁜 건지 모르겠다만.... 놀 시간은 없다.
주 5일 꽉 채워서 수업이 있으며, 과제 마감 전날에는 실기실에서 야작을 하고 의자를 붙여 쪽잠을 잤다.

(내가 너무 열심히 하는 건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중국 인도 유럽 애들까지 진짜 열심히 한다. 아무도 없겠지 생각하고 이른 시간 실기실에 가면 이미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와서 작업하고 있다.)

수육 간장 조림...?
맛있는 김치찌개가 아니라 부대찌개


물론 이 마저도, 능력과 겨우겨우 만들어 둔 경제적 뒷받침과, 좋은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운이 있었기에 이런 선택이 가능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하다.



그래서인지 이 시기를 잘 보내고 있는 것을까?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놀면서 친구도 만들면서 동시에 학업도 놓치지 않으며, 졸업 이후 커리어도 준비해야 하는데
이 와중에 나이는 먹어가고 친구들은 하나 둘 연애하고,, 좀 이르긴 하지만 결혼하는 친구도 있는데... 나는 뭘 하고 있나 싶은 불안감이 몰려오기도 한다.(걱정 대마왕)
동시에 좀처럼 늘지 않는 영어 실력... 어디 가서 유학생이라 말할 수나 있을까. 영어를 영 못하진 않는데. 그렇다고 유창하지도 않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걱정을 하면서도 계속 과제를 쳐내고, 시간을 내어 홈트라도 하고,
외국인 친구를 만나 한 문장이라도 영어로 뱉어보려고 하고, 해가 떠 있는 시간이라면 아무리 흐려도 산책이라도 잠시 다녀오고, 장바구니 예산을 짜두고,
빨래 값도 아껴가면서...
어찌어찌 살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연고 없는 이곳에, 오늘도 하루를 잘 무사히 넘겼다.



먹는 건 너무나 잘 먹고 있다.
높은 물가 때문에 본의 아니게 집밥만 해 먹으며, 조미료 감미료 잔뜩 들어간 식당 음식은 멀리하고..
아주 건강한 몸으로 돌아가고 있다.


회사 다닐 때 끓는 돼지국밥 5분 컷 하는 동료들과 매일 점심을 사 먹다 보니, 진짜 몸이 망가지는 기분이 들곤 했다. 그 더부룩한데, 계속 먹게 되는 그 기분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사 먹는 음식이 전혀 그립지 않다.

만들어 먹은 마라샹궈
중국 친구가 알려준 계란 토마토 볶음
여기와서 가장 많이 먹는 샌드위치

나 이러다 애니메이터가 아닌 요리사가 되는게 아닐까

아무튼 이렇게 사진을 모아놓고 보니,
나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네?
하루 끝에 매일 부모님한테 전화하며 징징거렸는데.. 그것은.... 다 어리광이었던 거시여.....○♤£○
이러니 분명 힘든 시간이었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은 것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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