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은 석사가 대부분 1년이다.
RCA도 2년이었으나, 1년으로 줄었다고 한다.
대학원에 오는 학생 대부분은 외국인 유학생이다. 중국과 인도가 절반을 차지하는 것 같다.

현재 영국 대학에서 석사과정으로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솔직한 생각을 써보자면
일단 1년은 굉장히 짧다.
방학이 있지만, 방학 중에도 과제는 계속된다.
한국에서 4학기로 2년을 할 것을
영국에서는 3학기와 아주 짧은! 방학(없다고 보면 됨)으로 1년을 채운다고 보면 된다.
연구에 대한 명확한 목표나 전공 공부에 대한 기본 베이스가 없다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다 1년을 날릴 수도 있다.

나는 첫 학기는 적응하느라 힘들기도 했고, 영국에 혼자 산다는 것이 무섭기도 했다. 어느새 연말이 지나고 에세이 하나를 더 제출하고 보니, 새해가 와 있었고,
전공 실기 과제를 제출하고, 급하게 그룹과제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어 제출하고 나니, 이렇게 두 번째 학기도 지나갔다. 이제 한 학기만 남은 거다.
한마디로 영국 석사는 굉장히 숨차다. 남들 2년 할 거 1년에 압축해서 달린다고 보면 된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다. 내 전공은 컴퓨터 애니메이션이다. 킹스턴이나 ual 같은 곳에도 비슷한 전공이 있긴 했지만, 나는 2d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보다는 vfx, cg와 같은 조금 더 기술적인 실험과 연구를 해보고 싶었기에 아트 스쿨이 아닌 지금의 대학을 선택했다.
솔직히 여기 오기 전까지는 그냥 3d 애니메이션 만드는 경험을 하겠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이 분야는 기술적인 접근과 연구가 필요하고, 커뮤니티가 상당히 활발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그라프'라는 시각 기술 콘퍼런스가 있는데, 픽사 디즈니와 같은 대기업이나 cg 스튜디오 또는 시각 기술 연구자들이 모여 연구한 것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시그라프의 R&D 자료를 읽어보면서, 이 분야에 대해 더욱 관심이 깊어졌다.
아무튼 이렇게 내 전공에 대해 더 알아가는 중이었는데, 벌써 마지막 학기만을 남겨뒀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1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나는 1개의 에세이와 1개 모델링, 1개 단편 애니를 제작했다.
지난 2주 동안은 거의 새벽 4시에 잠을 잤다. 그리고 주말도 없이 학교에 나가 살았다.
누가 유럽애들은 설렁설렁 산다 했나.? 얘네도 똑같이 열심히 한다. 같은 조였던 독일 친구는 매일 일찍 와서 늦게까지 열심히 과제를 하다 막차 타고 집에 갔다.
같은 학교 다른 전공 사람들도 만났는데, 유난히 우리 과가 빡센 것 같다. 방학은 그냥 없다고 보면 된다. 애니메이션 과는 전 세계 어디든 야작이 디폴트인가 보다. ㅜㅠ
진짜 열정만으로 갈아 넣는. 이 분야가 정말로 좋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몸은 힘든데,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한다는 것, 내가 영화를 만들어낸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 이 업계에서 일하다 상처받고, 이 일이 싫어져버리진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허둥지둥 살다 보니 이렇게 반년이 흘렀다. 시간은 정말 빠르다. 열심히 무얼 하고 하지 않으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고 만다.
이번 학기는 참 많은 도전을 했다. 교내 언어 동아리에서 한국어 선생님이 되어 매주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쳤고,
백 명이 넘은 학생들이 앉은자리에서 당당하게 내 애니메이션 계획을 발표해서 박수를 받았으며,
운 좋게 유능한 팀원들이 먼저 협업 제안을 해 준 것 덕분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감독으로서 애니메이터로서 필름을 만들어 제출을 완료한 것
나도 영어를 유창하게는 못하지만, 팀장으로서 팀을 대표해야 하는 자리라 계속해서 영어를 내뱉는 연습을 한 것.
모든 게 다 도전이라, 겁이 무지 났지만, 일단 다 부딪쳐 본 것.. 참 많이 뿌듯한 한 학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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