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 마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술에 취하면서 사람들이 못 할 말 할 말 가리지 못하고 흐트러지며, 망나니가 되어가는 게 싫기 때문🫠
나는 술이 약한 편이 아니라서, 잘 안 취하기도 하고, 원래 흥도 없는 편이다.. 그리고 술이 맛있는 지도 모르겠다.
암튼 인도 친구들끼리 종강 파티를 한다고 나를 초대하기에 갔다.
중국 친구들도 같이 왔는데 그중 한 명이 많이 들떠 보였다.
서로 가져온 술을 한두 잔 나눠 마시면서 한 시간쯤 지났을까. 그 중국인 친구가 갑자기 폭주하기 시작했다.
자기 얼굴을 계속 나에게 들이밀면서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고 😵💫
급기야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됐고,
술을 좀 깨워야겠다 생각해서, 걔를 데리고 테라스로 나가려고 했는데 문이 잠겨 있었다.
슬슬 얘가 감정이 격해지더니, 나를 비록 한 주변 친구들에게 소리를 치고, 화를 내기 시작했다.
걔를 말려보려고, '너 취했다. 적당히 해라.'라고 하자, 더 격분해서 날뛰기 시작했다.
에휴....
암튼 여기까지는 인트로였고, 본론은 여기서부터다.
그 술 취한 여자애가 갑자기 뛰쳐나가 1층 로비로 내려가 난동을 피운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른 중국애가 나에게 도와달라 했고, 내려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ㅋㅋㅋㅋㅋㅋㅋㅋ얘가 도로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파티 장소에 온 그 친구는
자기는 절대 절대 취하지 않았다며, 부정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겠다고 우겼다.
그래서 너 이 상태로 자전거(?) 음주 운전하면 안 된다 했더니, 도로로 뛰쳐나갔다. 나는 사고가 날까 봐, 걔 가방 끈을 붙잡고 늘어져서 말렸지만 ^^^
한 덩치 하는 그 친구는 나를 내팽개치고 더 큰 도로 쪽으로 달려 나갔다.
남자애 1명. 나를 포한 여자 3명이 달려들어 말렸지만,
어찌나 빠른지 얘는 큰 도로로 달려 나갔다.
인도도 없고 펜스 쳐진 도로로 어떻게 나갔는지
얘는 차들이 시속 7,80킬로로 달리는 도로 옆 길에서 뛰고 있었다.
우리는 놀라서 걔를 막으려고 차를 피해 달려 나갔다.
나는 사고가 날까 펜스 안 쪽에 서서 걔 가방끈을 붙잡았고
얘는 펜스 밖에 서서 여기가 찻길인지 뭔지도 모르고 계속 차도로 돌진하려 했다.
그냥 골목길도 어니고 고속도로로 빠지는 4차선이었기에... 너무나 위험한 상황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얼른 핸드폰 라이트를 켜서 여기에 사람이 있음을 알렸다.
그렇게 우리 4명은 그 여자애 한 명 때문에 고속도로 1킬로를 끌려가듯 걸었다...
늦은 밤 12시에 어떤 미친 넘이 고속도로 옆 풀숲을 걷겠나 싶었는데
역시 영국의 치안은.... 한국과 달리
그 어두 침침한 곳에도 왠 미친 남자가 걷고 있었다.
우리가 술 취한 친구를 모른 척했다면, 걔는 거기서 무슨 일을 당했을지 알 수가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인도가 없고, 사람이 다닐 수 없는 도로이다)
그 남자는 나에게 윙크하듯 이상한 눈빛을 날렸고,
나는 쳐다보지 않은 척했다.
아무튼 내 맘 같아선 걔를 사지를 붙잡고 질질 끌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머지 얘들은 성격이 좋은 건지 인내심이 깊은 건지
걔를 타이르고 어르고 달래고 있었고
그렇게 우리는 30분가량을 고속도로에서 실랑이를 했다.
걔는 급기야 울기 시작했고... 아무도 자신을 만지지 못하도록 손을 뿌리쳤다.
나는 이 상황은 경찰이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웬 동양인 무리가 한밤중 고속도로 옆에서 울고 실랑이를 하고 있는 것을 운전자 중 누군가 봤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ㅎ.....
경찰이 도로에 멈춰서 무슨 상황인지 물었고
나는 자초지종 설명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펜스를 넘어 인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경찰은 걔를 기숙사 방 안 까지 데려다줬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걔는 나에게 미안하다며 톡으로 사과를 했고, 나는 어제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얼마나 위험했는지 알려줬다...
겉으로는 용서한 척했지만,,,,.. 아오.... 내가 본 최악의 술주정이었다.
- 술 취해서 얼굴을 붙잡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기
- 나 안 취했어 강조하기
-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 하기
- 절제하지 못하고 더 마시기
- 비틀비틀거리기
- 그러면서 음주 운전하겠다고 우기기
- 고속도로로 달려 나가기
- 다른 친구들까지 위험하게 만들기
걔가 단순히 술만 마신 것이길... 바라본다.
술만 마셔서 그렇게 🐕 망나니가 되기도 쉽지도 않은데 참...
다시는 같이 자리하지 말자 다짐했다.
나는 내 대학원 생활이 더욱 다채롭고 알차길 희망했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대학원을 시작하고 매일 과제만 하다가 이런 파티는 처음이었는데
하.....
영국 경찰에 신고도 당해보고..... 어우 진짜.. 악몽이었다.
한순간에 파티 장소에서 고속도로 한복판으로 상황이 변하자.. 나도 패닉이 왔던 것 같다.
그날 밤 진정하고 잠을 자기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 영국 석사 유학 [2024] > 영국 석사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기가 영국인지? 중국, 인도인지? (0) | 2025.01.02 |
---|---|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배울 점 (1) | 2024.12.28 |
중화사상에 찌든 중국인 친구와 싸운 썰( 🐕 열받음 주의) (2) | 2024.12.20 |
내가 바라본 런던 첫인상, 런던 일러스트 페어 후기 (1) | 2024.12.03 |
영국 음식은 진짜 맛이 없는가 (3) | 2024.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