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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석사 유학 [2024]/영국 석사 생활

영국 석사 출국 전 정신머리(?) or 마음가짐(?)

출국을 한 달 남긴 이 시점에 생각보다 많은 걱정과 불안으로 잠을 설칠 때가 있다.
가장 근원적인 물음은 '영국에 석사 유학을 가는 것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까?'인 것이다.
누군가는 그만큼의 확신도 없이 유학을 결정했냐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1년간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시간들이었지만, 그렇다 해도 이 유학의 결과를 알 수 없는 현재로서는 저 질문에 확답을 못하겠다.



뉴스에서 들려오는 영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폭동 뉴스를 볼 때면,
지금 내가 유학을 가는 게 맞나 하는 두려움마저 들기도 했다.

작년보다 훨씬 많이 오른 비자, 보험 비용에
영국이 올해부터 취하고 있는 이민자에 대한 보수적인 정책에
졸업 이후 영국에서 취업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가슴이 답답해지는 기분이었다.
사실 영국에 이민을 올 생각도 없고, 영구적으로 한국을 떠날 계획은 전혀 없지만, 외국에서 회사 생활을 해보고 싶었던 희망이 꺾이는 것 같아 조금 우울해지기도 한다. 아니 비자 비용이 조금 비싼가...

내가 대학 졸업 후, 몇 분 안 되는 월급을 아끼고 아껴 모은 유학 자금은 사실 유학 비용을 다 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퇴직을 앞둔 부모님에게 지원을 부탁하는 마음은 무거웠고 자괴감으로 이어졌다.

유학이란 굉장한 특권이다. 돈이 있다 해서 갈 수 없고, 능력만 있다 해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학업 능력+경제적 능력+좋은 시기 이 삼박자가 맞아야 갈 수 있다.
남들은 나를 보고 부럽다 하지만, 난 왠지 그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우리 집이 나를 지원해 주고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를 보여줬을 때 주변으로부터 받는 시선과 내가 느끼는 자괴감으로 괴롭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마냥 신나거나 기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없고, 돌이키고 싶지도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석사생활을 건강하게 무탈하게 끝내는 것일 것이다.



학부를 끝내고 내가 깨달은 것은 학위가 커리어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석사 유학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해외 석사 학위가 있다 해서 내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나는 아직도 더 배우고 싶고 커리어를 전환하고 싶고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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