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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석사 유학 [2024]/영국 석사 생활

하루에도 여러번 중국인으로 오해받는 일상/ 살짝 열받음

중국과 인도 유학생들이 영국에는 넘친다. 영국 학교의 돈줄이 중국과 인도가 아닐지.... 우리 과의 80프로는 중국인 10프로는 인도인 그 나머지 10프로가 대만, 스웨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등이다. 나도 그 나머지에 속한다.
하지만 모두가 나를 중국인으로 생각한다. 그게 중국인이든 영국인이든 누구든 나를 중국인으로 본다.

🇨🇳중국인들: 일단 중국어로 대화를 시도함, 지금까지 만난 단 한 명도 나에게 어느 나라에서 왔냐 묻지 않았다. 그냥 다짜고짜 중국어로 말한다. 그래도 한국인인걸 알면 미안해하며 사과하거나, 반가워한다.
마트건 학교건 어디건 일단 중국어나 광둥어로 대화를 시도해 보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해야 할지도

👥️다른 외국인들: 이들도 마찬가지로 어디서 왔냐고 묻지 않는다. 그냥 넌 중국에서 왔지? 시전... 아닌데 한국인데 하면 아-하고 하고 넘어감.



그 와중에 충격적이었던 2가지 사건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온 친구가 나랑 중국인이 대화하는 걸 보더니
🧑🏿‍🦱: 너희 왜 영어로 대화해? 같은 언어 쓰는 거 아니었어?
이러는 것이다... 여기서 1차 충격, 아니 아무리 무식해도 이걸 모르나? 싶었고, 아니라고 말하니
🧑🏿‍🦱: (피식피식 웃으며) 난 중국인이랑 한국인이랑 말이 통하는 줄 알았어.
이러면서 넘어가는 것이다....
나도 뭐 짐바브웨에 대해 정확히 모르지만, 모든 중남부 아프리카 사람들이 똑같은 언어를 쓴다고 짐작하진 않는다.



두 번째 사건은 바로 오늘이었는데, 언어 교환 동아리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한 백인 여학생이 친한 중국인 남학생에게 '니하오-'라고 말했다.. 나는 솔직히 영어가 달려서 앞뒤맥락을 몰라 정확히 어떤 느낌의 농담인지 모르겠다. 중국인 남학생도 그렇게 기분 나빠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더니 그 여학생 나를 쳐다보며,

👩🏻‍🦰: 미안해 내가 중국어에 능숙하지 못해.. 이 발음이 맞는지 잘 모르겠어
(이 얘는 진짜 차별의 의도는 없는 듯했음. 그냥 지 발음이 구려서 내 눈치가 보였던 듯)
👩🏻: ㅇ? 나 중국인 아니야, 코리안이야. 사우스 코리안

이랬더니 옆자리 다른 영국인 여학생이
👩🏼: 아 내 친구는 김정은 진짜 좋아해. 걔 방에 가면 김정은 사진 붙어있어.
👩🏻: (어쩌라고) 아 그래?

뭔가 모를 쎄-함에 순간.... 어쩌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참았다.
진짜 어쩌라고, 우크라이나 애한테다 내 친구 푸틴 좋아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코리안 > 북한 > 김정은
이 생각의 흐름을 나에게 필터 없이 지껄이는 건 나도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라 ㅎ
몇 분 같이 앉아있다가, 같이하고 싶지 않아서, 그 그룹에서 빠져나와 다른 중국인, 나이지리안, 미국인이 속한 그룹으로 옮겨왔다.


살짝 열이 받은 채로 기숙사에 돌아와, 옆 방 인도인 친구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더니,

🧑🏾:너네 눈이 작아서 그런 거 아닐까.?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어? (나쁜 애는 아니고, 진짜 위로랍시고 이렇게 말함)
👩🏻:(열받아서) 스웨덴도 이탈리아도 영국도 다 백인들 나라지만, 다 다른 언어를 쓰고 고유를 문화를 가진 건 나도 알아. 나도 그들을 외형으로 국적을 판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속단하지 않고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봐. 그게 예의야.

아니 그렇지 않은가 나도 남아시아 사람들을 보면 이 사람이 인도에서 왔는지, 스리랑카에서 왔는지, 파키스탄인지, 방글라데시인지 네팔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적어도 다문화인 영국에서는 다짜고짜 너 인도에서 왔니라고 절대 물어보지 않았다.

더불어 인도는 정말 큰 나라이다. 언어도 모두가 힌디어를 쓰지 않고 60개 넘는 고유의 언어를 사용하며 문화도 민족도 다양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인도에서 왔다 하면 어느 지역에서 왔는지, 어떤 언어를 쓰는지를 물어봤다.

그게 상대에 대한 배려이자 관심이고 예의라 생각했는데....
이거 웬걸... 진짜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구나.

내 기준이 너무 높았나..... 왜 다들 하나같이 이러는가 진짜...


아무튼 하루에 한 번은 중국인 아니라고 해명? 하고 다닌다...
그냥 중국어를 배우는 게 빠를 것 같다.

솔직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이 부분에서 가장 젠틀한 애들은 북유럽인 것 같다.
걍 다짜고짜 너 중국인이지, 일본인이지, 사우스? 노스? 하지 않고, 그냥 내 입으로 말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솔직히 속으로 어느나라 사람인가 짐작은 하겠지만, 지레 입밖으로 먼저 떠들지 않는다는 것

사실 엄청난 인종차별까진 아니고, 그냥 하도 그러니 지치는 정도다...그냥 아 무식하다. 하고 넘어가는 정도.
하지만 쌓이고 쌓이다보면 살짝 열 받는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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