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홍콩 교환 학생 [2022]

2년 후에 올리는 홍콩 3주 자가격리 후기(게으름뱅이는 2년후에 일기씀)

2020-2(4학년 1학기)에 가려던 교환학생. 원래는 태국의 chulalongkorn university에 가려고 했으나, 코로나가 심해져 취소됐고.. 그렇게 한 학기를 더 기다려 홍콩 CityU로 교환학생을 2021-1에 가게 됐다.

고등학교부터 4년 내내 기다려온 교환학생이었고, 준비한 비용과 시간이 아까웠고, 졸업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기에.... 모두가 말렸지만 홍콩으로 떠났다.

내가 입국한 건 크리스마스이브 2020.12.24이었다!. 입국해서 공항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격리 호텔에 들어갔는데......


3주로 늘어난 자가격리


그날 12시에 영국발 변이로 자가격리가 2주--->3주로 늘어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
그렇게 3주 자가격리를 홍콩 호텔에서 하게 됐다.. 하 (모든 식비와 숙박비는 사비로 내야 했다 입국하면서 100만 원 깨지고 시작한 내 교환 생활....)


 

격리 1일차(라마다홍콩 하버뷰)

잘못된 체크인

분명 2주 동안 있을걸 생각해서 오션뷰로 신청했는데, 창문이 꽉 막힌 시티뷰를 줬다.. 안 되는 영어로 로비에 전화해서 방을 잘 못줬다 말했지만!! 돌아오는 건 No!!!!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무조건 노노노...... 방 밖으로 나가는 순간 벌금행이라 나가서 따질 수도 없고, 진짜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혼자 울다가 호텔 예매한 사이트에 컴플레인을 걸었고... 한 3시간 뒤에 호텔 측에서 나와 방을 바꿔주었다. 하......
(호텔 측에서 잘못 방을 줘놓고, 안된다고 우기는 게 진짜 어찌나 억울하던지.. 홍콩 영어 억양은 첨 들어보니 말도 안 통하고 정말 답답했다)


 

2주 격리로 되어있는 격리확인서

어이없는 자가격리 확인서와 호텔 연장


이렇게 일단락된 줄 알았는데... 또다시 의사소통의 문제가 생겼다 🤦
25일 자정에 바뀐 3주 자가격리가 내 문서에는 2주로 기록되어있는 것이다. (차라리 한 3시간 뒤에 입국했으면 이럴일이 없었겠지)
그래서 호텔은 1주일 연장했어야 하는데, 이 놈들이 계속 10일 연장한 가격을 요구하는 거다(딮빡;) 그래서 호텔 측으로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고 별 난리를 쳐서 다시 7일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고 정정했다. 하.... 이 공문서 하나 때문에 기숙사까지 문제가 생길 줄 예상하지 못했드.....ㅂㄷㅂㄷ

격리가 21일로 늘어났으면 빨리빨리 서류처리를 해서 전달을 해야지.. 결국엔 21이 되도록 문서를 바꿔주지 않아 기숙사 앞에 가서 격리를 마치지 않았는데 들어온다며 입사 거절을 당했다.. 하...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정말이지 서류처리 속도 이런 거는 한국이 최고다)..... 솔직히 말해 홍콩이 외국인에게 그렇게 친절한 곳은 아니다



격리 중 식사


암튼 격리 중에 1주일은 식사가 나오지 않았고
2주는 식사가 나왔다. 나중에 다른 곳에서 격리했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3주 내내 다 나왔단다(나는 왜....ㅜ)
그래서 거의 다 배달로 때웠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가져간 식량으로 버텼으나 한 5일이 이나 자 동이 났다.
'푸드 판다, 딜리버로, 우버 이츠' 앱을 이용했고. 21일 내내 어쩔 수 없이 많은 식비를 쓸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물도 주지 않았다....
(정말 감옥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콩에서 첨 먹은 딤섬(비싼 곳이었다ㅜ)
홍콩에는 정말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있다. 물론 대부분은 중국계지만, 인도 이민자가 많다..그랴서 인도 음식점도 종종 있다..커리와 난 맛있었다
방 안에만 있어서 이러다 비타민이 너무나 부족할 것 같아. 푸드판다에서 장을 볼 때 오이를 시켰다..ㅎㅎㅎ 한국 오이를 생각했는데. 아니다 아주 거칠고 질기고 쓴 오이었다. 도저히 껍질을 먹을 수 없어 벗겨먹었는데....손톱으로 뜯다 결국 눈썹칼로 깎....아 먹었다 하....이게 무슨 짓이야 . 하지만 먹고 살아남으려면 어쩔수없었다
일본 편의점 빵이었는데. 맛있다. 한국에는 안 판다...홍콩엔 일본 식재료가 정말 많다
내가 먹어본 쌀국수 중에 최고였다.. 생 소고기를 올려주는데 그게 일품이다. 뭔가 저기 더운 나라에서 만드는 맛이랄까?. 한국화되지 않은 현지 맛이랄까? 다들 홍콩가서 쌀국수 드세요. 한국꺼랑 다름
미니 파프리카 나름 맛있었다..이것도 비타민 보충을 위한 소비였다 ㅜ(다들 격리하시다면 비타민제를 챙기세요)
모든 끼리를 다 시켜먹을 수는 없었다. 최대한 소비를 줄여보자는 생각에 만들어 먹게 됐다. 식빵과 크림치즈와 잼을 시켜서 이렇게 한 몇 끼를 때울 수 있었다.(홍콩 크림치즈가 한국에 비해 싸다 종류도 많고) 빵+잼+크림치즈+한국에서 가져간 참치= JMT(거짓말 아니고 정말 맛있다)
한식당에서 시켜먹은 치킨...괜찮았다
이건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말레이시아 음식이었던 것 같다..내취향은 아니었음
일본 샤베트( 지금 보니 사치했구나....저걸 사 먹을 돈이 있었던가)

 

홍콩에는 인도 사람도 많지만, 중동 사람도 많다.. 중동 음식점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중동 음식이 홍콩 음식보다 맛있었다.(홍콩 외식류는 다 인스턴트 느낌이었다 마카로니나, 라면면이 들어간 고가 국물같은.)
이건 베트남 샌드위치였는데 양이 많아서 하나를 사서 이틀 내내 때웠다.

 


홍콩의 겨울


누가 홍콩의 겨울이 덥다 했던가..? 예상보다 춥다. 사실 격리 후에 밖에 나가면 한국의 4월 정도의 날씨여서 춥지 않았으나
대부분 난방시설이 없는 홍콩의 실내는 정말 춥다.. 호텔에서 3주 내내 가져갔던 온열매트를 썼고, 옷을 4겹씩 껴입고 잤다..

다들 짐 무거워진다며 겨울옷 가져가지 말래서.... 진짜로 하나도 안 가져온 걸 후회했다. 호텔엔 히터도 난로도 전자레인지도 헤어드라이기도 열기를 만들어내는 기기는 단 하나도 없었다..
결국엔 가져간 휴대용 포트에 물을 끓여 손을 따뜻하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진짜.. 호텔에 있었지만 꼴은.... 무인도에 낙오된 김 씨 표류기가 따로 없었다.. 약간 생존 게임 같은 느낌이랄까. 사람이 극한 상황에 몰리면 못할 게 없다 ㅋㅋ

게다가 건조하기는 엄청 건조하다
3월만 되어도 정말 여기가 사우나인가 싶을 정도로 찌는 더위지만 12월은 너무나 건조했다. 고층 빌딩이라 그럴지도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가습기를 만들었다.

임시방편으로 다 쓴 페트병에 물을 채워 휴지로 가습기를 만들었다.
이건 격리가 아니라 생존게임이다 ^^

 


와이파이 일주일 끊김/누가 담배를 피우냐!!!


2주가 지나자 갑자기. 와이파이가 끊기기 시작했다... 수강신청을 하고 와이파이가 끊기다니 ㅎ.. 이게 말이야 방귀야. 모든 수를 다 써봤지만, 와이파이는 잘 되지 않았고 한 일주일은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야 했다. 데이터는 그래도 터졌지만, 한국으로 영통은 잘 되지 않았다.
호텔에 있는 작은 티브이로 한국 채널을 볼 수 있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격리 14일이 넘어가고, 서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와이파이까지 끊기고, 춥고, 호텔 연장은 잘 되지 않고. 프런트에 직원과도 소통이 안되니... 진짜 정신적으로 힘들어지기 시작했다.(보건국/호텔/학교 행정실—> 이 세 군데의 행정처리가 발이 안 맞아서 계속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상황.

결국엔 비닐에 물을 채워 하수구를 막아두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담배냄새가 하수구에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다른 방에서 누가 피는 듯했다 한 일주일 동안 내내 담배냄새가 났고
환기를 시키려 창문을 열려고 했지만
워낙 고층 빌딩이라 창문이 한 10cm밖에 열리지 않았다... 격리 중에 그 담배 피우는 사람을 다른 방으로 옮길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참아야 했다.


드디어 격리 끝!


격리가 끝나고 바로 기숙사로 향했다. 생에 처음으로 해외에 혼자 나왔는데 공항에서 바로 3주 동안 호텔로 갇힌 뒤에 밖에 나오니....
무슨 냉동인간이 깬 것처럼.. 주변 환경이 낯설었다.


홍콩 cityU의 기숙사

기숙사 들어오기 전 1시간을 거절당한 채 문 앞에 서 있어야 했다.

보건국에서 서류상 격리 14일로 처리했으나,
입국 당일 21로 늘어났다.
하지만 서류를 다시 발행해 주지 않아 기숙사에선 21일을 다 안 채운 것으로 간주했고, 입실을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이 모든 상황을 아는 교환학생 담당자는 하필 그날 휴가였다. 아무도 내 상황을 대변해주는 사람이 없는 거다.

1시간을 보건국에 전화해 서류를 다시 달라 실랑이했고 다들 안된다고 하셨다 어떻게 한번 발급된 서류를 다시 주냐며... 이때가 되니, 그냥 막 눈물이 나왔다. 기숙사 경비원이 이상하게. 쳐다보든 말든... 그냥 21 격리한 것도 억울한데, 일 처리로 멘털이 나가니까 말도 안 통하니까(대부분 광동어만 하심) 그냥 너무 힘든 거다....

교환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고 결국 들여보내 줬다..

그렇게 기숙사에 들어갔고
교환학생 생활이 시작되었다

 

 

사실 3주내내 희색 플라스틱 팔찌를 차야했다. 칩이 들어있어, 격리 시설을 탈출하면 당국에 알림이 가는 구조다.
홍콩의 코로나 방역 정책이 이리도 엄격한지 알 것 같기도 하다... 인구밀도가 다른 도시에 비해 매우 높다보니, 한 번 퍼지기 시작하면 막을 수 없을 것이다.. 노인 인구도 정말 많고. 그 나라에 법을 따르는 수 밖에!

 


저 때는 멘탈이 나간 채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해외에서 홀로 지내기란 힘들다는 걸 깨달은 좋은 경험이었다.

728x90
반응형